처음엔 설렘으로 시작했지만

결혼은 사랑만으로 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.

베트남 국제결혼, 정말 괜찮을까요?

베트남 여성과의 국제결혼은 여전히 많은 한국 남성에게
'현실적인 선택'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.
하지만 실제로 겪어보니, 단순한 행복담 뒤에 가려진 현실은
생각보다 더 복잡하고, 때론 무겁기도 했습니다.

저희는 소개를 통해 만났고, 짧은 연애 끝에 결혼하게 됐습니다.
예의 바르고 조용한 그녀의 모습에 매력을 느꼈고
가족들도 크게 반대하지 않았죠.

서툰 한국어로 "사랑해요"라고 말하던 그 순간,
진심이 느껴져서 더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.
그때만 해도, 모든 게 잘될 거라 믿었어요.

같이 살면서 느낀 건, 단순한 문화 차이가 아니었습니다.
생활 습관, 시간 개념, 돈에 대한 인식 등
저에겐 당연한 것들이 그녀에겐 낯설기만 했죠.

가끔은 "왜 이렇게 생각하지?" 싶을 정도로
마음이 잘 안 맞는 순간들이 잦아졌고,
그걸 대화로 풀기에는 언어 장벽도 컸습니다.

결혼 후 가장 큰 고민은 경제적인 부분이었어요.
그녀의 가족이 자주 도움을 요청했고
처음엔 괜찮다고 생각했지만, 점점 부담이 커졌습니다.

"내 가족도 챙겨야 하는데..."
그녀는 그 상황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고
의견 차이는 다툼으로 번지기 일쑤였습니다.

한국어가 능숙하지 않은 그녀,
그리고 베트남어를 전혀 못 하는 저.

감정을 정확히 전달하는 건 정말 어려웠어요.
오해가 생기고, 그것이 쌓이니
점점 대화도 줄어들었습니다.

"말하지 않으면 모르지"라는 말이
그토록 뼈아프게 다가올 줄 몰랐어요.

한두 번은 흘려들었지만
계속되는 말들은 결국 마음을 갉아먹습니다.

"외국인이면 시댁에 잘하겠지"
"너도 그냥 쉽게 가려고 한 거 아니야?"

그녀보다 제가 더 상처를 받았고
부부의 관계는 점점 멀어졌습니다.

사랑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과거의 나에게
지금이라면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.

"결혼은 감정이 아니라, 선택과 책임이야."

특히 국제결혼은
단순히 '마음만 맞으면 된다'는 생각으론 절대 안 됩니다.
생활, 문화, 언어, 가족… 전부 현실이니까요.

지금 국제결혼을 고민하고 있다면
"로맨스보다 리얼을 먼저 보세요."

예쁘고 착한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
인생을 함께할 수는 없습니다.

진짜 중요한 건
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의지입니다.
그게 없다면, 국적을 떠나
어떤 결혼도 오래가기 어렵습니다.